
1. 대화가 아닌 독백-상대의 말을 끊는 습관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대가 문장을 채 마치기도 전에 끼어들고, 자신의 이야기로 주제를 전환한다.
이것은 단순한 무례함이 아니다.심리학적으로 이들의 대화를 보고'정보 교환의 장'이 아니라
'자기표현의 무대'로 인식한다.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때 뇌의 보상 회로가 활성화된다.
하버드 대학교 연구진의 2012년 연구에서,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음식이나 돈을 받을 때와
유사한 수준의 도파민 분비를 경험한다는 것이 밝혀졌다.놀랍지 않은가.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은 이 보상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상태다.상대방의 말을 끊는 행위는 그 보상을 더
빨리 얻으려는 충동의 표현인 것이다.
2.공감 없는 반응-"나도 그런 적 있어"의 함정
누군가 힘든 이야기를 꺼낼 때,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은 공감 대신 즉각적으로 자신의 유사한 경험을 꺼낸다.
"나도 그런 적 있어","내가 예전에 더 힘들었는데" 같은 반응이 대표적이다. 표면적으로는 공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화의 주인공을 상대에서 자신으로 교체하는 행위다.
심리학에서 이를 "대화 납치(Conversational Narcissism)라고 부른다.사회학자 찰스 더버(Charles Derber)는
그의 저서 [The Pursuit of Attention]에서 이 현상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대화 납치자들은 상대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로 전환하는 "전환반응"을 습관적으로 사용한다. 진정한 공감은 상대의 감정에 머무는 것이지만, 이들은 그
감정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에게 익숙한 자기 서사로 도망친다.
3.경청 없는 질문-대답을 듣지 않는 질문자
흥미롭게도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이 질문을 전혀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종종 질문을 던지지만, 정작 상대의 대답에는 관심이 없다. 상대가 답하는 도중 시선이 흐려지거나,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전혀 관련 없는 자신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대화의 예의를 갖추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이 다음에 할 말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대화 중 상대방에게 진심 어린 후속질문(Follow-up-Question)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상대방에게 매력적이고
유능하게 인식된다.역설적으로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은 더 인상적으로 보이려 할수록 덜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간다.
4, 과장과 과시-자신을 크게 보이려는 강박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공통적인 패턴이 있다. 자신의 경험은 언제나 남들보다 더 극적이고, 자신의
성취는 언제나 더 대단하며,자신이 겪은 고난은 언제나 더 힘들다. 이 과장의 이면에는 "인정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
심리학자 아들러(Alfred Ader)는 인간의 근본적인 동기 중 하나를"우월추구"로 보았다. 건강한 방식으로 발현되면
이것은 성장의 동력이 되지만,왜곡된 방식으로 나타나면 끊임없는 자기 과시와 타인 깎아내리기로 이어진다.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은 대화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우월함을 확인받으려 한다.그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더 큰 과장으로 그 불안을 메우려 한다.
5. 피드백 불능-비판을 듣지 못하는 귀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거의 수용하지 못한다. 누군가 조심스럽게 지적을 해도
즉각적으로 방어하거나,화제를 돌리거나, 오히려 상대를 공격한다. 이들의 귀는 칭찬과 동의에는 활짝 열려 있지만,
비판과 다른 의견에는 굳게 닫혀 버린다.
심리학자 Robert Cialdini가 설명하는 *확증편향*이 이들에게서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자신의 기존 믿음을
확인해 주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반박하는 정보는 무의식적으로 걸러낸다. 이것이 대화에 적용되면,
자신을 지지하는 말만 듣고 반대되는 말은 듣지 못하는 선택적 청취가 된다.
장기적으로 이들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을 모두 치워버리고,자신이 원하는 모습만 비쳐주는
거울에 둘러싸이게 된다.
6.침묵을 견디지 못하는 불안-공백 채우기 강박
대화 중 잠깐의 침묵이 생겼을 때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그 공백을 자신의 말만 채운다.
침묵은 이들에게 위협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순간, 자신이 존재감을 잃어버릴 것 같은 무의식적 공포가 작동한다.
*존재 불안*는 인간이 자신의 존재 의미를 확인받지 못할 때 깊은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자기 말안 하는 사람들은 대화 속에서 끊임없이 말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역설적으로 그 강박적인 말하기가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멀어지게 만들고, 그 고독이 다시 더 강한 존재 불안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7.마치며-듣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강하다.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비극은,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모른다는 점이다. 그들은 진심으로 대화를 잘
한다고 믿는다.그러나 진정한 대화의 힘은 "듣는 것"에서 나온다
말을 줄이고 귀를 여는 것, 그것이 가장 강력한 인간관계의 기술이며, 동시에 가장 어려운 수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