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60년대 영국 맨체스터의 방직공들은 자신이 역사의 변곡점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개량하고, 공장이 하나둘 세워지고, 강철 레일 위로 기차가 달리기 시작했지만, 그 변화는 워낙 느렸다.
할아버지 세대에 처음 공장이 생기고, 아버지 세대에 기차가 놓이고, 손자 세대에 와서야 도시가 팽창했다. 한 사람의 생애로는 전체 그림을 볼 수 없었다.
변화가 너무 천천히 왔기에 사람들은 그것이 혁명인지 그냥 세상이 조금 바뀐 것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했다. 산업혁명이 완성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0년. 세 세대가 교대하며 그 변화를 나누어 감당했다.
어떤 세대도 변화의 전모를 한눈에 목격하지 못했고, 그렇기에 어떤 세대도 극심한 심리적 충격을 한꺼번에 받지는 않았다. 변화는 고통스러웠지만, 적어도 인간이 숨 쉴 틈은 있었다. 농촌을 떠나 도시로 온 노동자들이 공장 생활에 익숙해질 시간이 있었고, 장인들이 기계와 경쟁하다 자리를 잃어가는 데도 수십 년이 걸렸다. 인류의 적응 속도와 변화의 속도가 그나마 비슷한 레이스를 벌였던 시대였다. 삶에서 그 속도를 전혀 예측할 필요가 없었다.
2. 지금은 그 레이스의 규칙 자체가 달라졌다.
ChatGPT가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건 2022년 11월이다. 그로부터 불과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AI는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쓰고, 코드를 짜고, 영상을 편집하고, 재무 보고서를 분석하고, 법률 문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의사들이 20년을 공부해 익히는 진단 패턴을 AI는 데이터로 학습했고, 번역가들이 평생 갈고닦은 언어
감각을 AI는 수초 만에 흉내 낸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는 이 순간에도, 어딘가의 연구소에서는 또 다른 AI 모델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유튜브를 열면 매주 "이번 주 최강 AI"라는 제목의 영상이 쏟아진다.
지난달 최고라 불리던 모델이 이번 달엔 이미 구형 소리를 듣는다. 산업혁명이 100년에 걸쳐 이룬 변화의
밀도를, AI 혁명은 불과 몇 년 안에 압축해 쏟아내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속도가 빨라진 것이 아니라
변화의 단위 자체가 바뀌었다. 산업혁명의 단위는 '세대'였다.
AI 혁명의 단위는 '주(週)'다.
인간의 신경계가 감당하도록 설계되지 않은 속도로 세상이 재편되고 있다.
3. 그렇다면 이 속도의 차이가 우리 삶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산업혁명 때 방직 기술자는 자신의
일자리가 기계에 위협받는다는 걸 느끼는 데 최소 10년은 걸렸다. 그 10년 동안 버티거나, 도망치거나, 새 기술을 배울 시간이 있었다.
지금은 6개월 전에 익힌 업무 방식이 AI로 인해 이미 낡은 것이 되어 있다.
올해 입사한 신입 사원이 AI 도구 하나를 손에 쥐고 10년 경력의 선배가 일주일에 걸쳐할 작업을 하루 만에 마쳐버리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그 신입이 특별히 영리해서가 아니다. AI를 쓸 줄 알았기 때문이다.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것과 변화가 없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오히려 가장 위험한 상태는 변화가 너무 빨라서 변화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강이 천천히 흐를 때 사람은 물살을 느낀다. 하지만 강이 폭포가 되면, 떨어지는 순간까지 흐름을 체감하지 못한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이 바로 그 폭포 직전이다. 산업혁명은 할아버지 때 시작해 손자 때 완성됐다. AI 혁명은 내가 이 글을 읽는 동안에도 진행 중이고, 다 읽고 나면 또 한 걸음 앞으로 나가 있을 것이다.
산업혁명은 할아버지 때 시작해서 손자 때 완성되었다.
AI 혁명은 내가 이 글을 읽는 동안에도 진행 중이고, 다 읽고 나면 또 한 걸음 앞으로 나가 있을 것이다.
매주 쏟아지는 AI 다 따라가려 말고,하나를 깊게 파 보는 것을 개인적으로 권한다.
AI를 대하는 우리는 긴 호흡으로 관찰자의 시각으로 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끓는 물 속의 개구리(Boiling Frog)" 우화를 아세요?
1. 두 가지 상황의 대비
*급격한 상황의 대비:개구리를 팔팔 끓는 물에 바로 넣으면, 개구리는 깜짝 놀라 즉시 밖으로 튀어 올라
목숨을 구합니다.
*서서히 일어나는 변화:반면, 개구리를 찬 물에 넣고 불을 아주 천천히 지피면, 개구리는 수온이 조금씩
오르는 것을 "기분 좋다"고 느끼며 적응해 버린다. 그러다 물이 끓기 시작할 때쯤엔 이미 근육이 마비되어
탈출할 힘이 없고,결국 죽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과학적으로 근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비유가 워낙 강렬하고 직관적이다 보니, 오늘날까지도 "점진적 위기"를 상징하는 비유입니다.
AI 낯설지만 천천히 친해져 봐요